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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코로나 시대의 휴가 - 키즈풀빌라

by 글쓰는전업맘B 2020. 8. 4.

코로나가 창궐하여 근 한 달간 자발적 자가 격리하던 3월 말, 혈기왕성한 5세 아이의 에너지는 해소되지 못하니 폭발 일보직전이었다. 계속 집에만 있다간 코로나보다 층간소음 때문에 큰일 날 거 같아서 급하게 찾아간 곳은 키즈풀빌라였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오래 놀 수 있으려면 독채 펜션 내에 온수가 나오는 풀장과 놀이방이 구비되어있는 키즈풀빌라가 제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비수기인 3월 말에 그것도 평일이었음에도 바로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초고가 럭셔리 풀빌라는 선택항에 없었다) 폭풍 검색으로 겨우겨우 찾아 극적으로 예약한 곳은 하늘호수 키즈풀빌라.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하늘호수 키즈풀빌라는 온수가 나오는 풀장과(온수비 없음!) 객실종류마다 다르지만 미끄럼틀이나 블록, 소꿉놀이 장난감 등이 있는 놀이방 그리고 바베큐장이 펜션 하나에 다 있어 너무 좋았는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역시 가격ㅎ 우리가 갔던 3월 말이 비수기였음에도 다른 키즈풀빌라들은 온수비다 뭐다 해서 웬만하면 1박에 30만원돈을 내야했다. 그런데 이곳은 당시 1박에 18만원~20만원 정도였고(파라핀풀빌라 객실) 바베큐장 숯그릴 사용료 2만원 추가 외에 온수비 추가도 없었다. 극성수기인 지금도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객실별, 주중, 주말에 따라 최소 21만원에서 최대 44만원정로 아주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하늘호수 키즈풀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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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lakepension.com

펜션 내 풀장이나 놀이방 이용만으로도 괜찮았지만,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도 잘 마련되어있었다. 체크인/아웃 하는 라운지(?)동(쉼터카페)에는 무료로 빌릴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많았고, 그곳엔 공작새와 앵무새를 만날 수 있는 새장도 있었다! 

야외에는 토끼 사육장도 있어 직접 당근 먹이를 줄 수도 있었고(당근은 아침 브런치 시간에 라운지에 체험용으로 조금씩 준비해 두시는 듯. 무료다), 크진 않지만 트렘펄린(a.k.a 방방이)도 있고, 직접 만드신 것 같은 다양한 그네, 모래놀이터도 있어 날씨만 좋으면 아이들의 천국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풀빌라들 사이에 인조잔디가 깔린 제법 큰 놀이터도 있었는데 이곳에 킥보드부터 타요 버스, 주방놀이집, 카트 미끄럼틀(?)이 있어서 물놀이뿐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도 있었고, 펜션 앞으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홍천강이 흐르고있어서 산책가거나 여름엔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아보였다.

한 가지 더, 라운지동 옆에 작은 스튜디오 집이 하나 있는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셀프스튜디오가 마련되어있다. 밖에서 봤을 땐 별로 안 커보였는데, 규모가 막 크진 않지만 나름 갖출 것들을 잘 갖춘 스튜디오였다. 컨셉도 두 세개 정도 되고, 옷도 몇 벌 준비되어 있어서 사이즈만 맞으면 아이가 입고 찍을 수도 있다. (우리 아이는 키 105cm에 16kg 정도 되는 여자아인데 딱 맞거나 조금 작은 옷들이 준비되어있었다.)

셀프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

우리가 묵은 곳은 파리핀풀빌라였고, 1층에 풀장(+바베큐장)과 주방, 화장실이 2층에 침실과 놀이방이 있는 곳이었다. 세 식구가 지내기에 딱 좋은 크기였다. 키즈풀빌라답게 젖병소독기나 유아체어, 유아식기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파라핀풀빌라 2층

풀장에 물(온수)는 항시 채워져있는 시스템이었고 목욕탕처럼 순환하면서 물이 갈아지는 것 같았다. 물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 여름엔 어떨지 모르겠다. 풀장 크기는 애 아빠랑 아이가 들어가서 놀기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사이즈였다. 풀장이 실내에 딸려있으니 하루에도 세 번씩 물놀이를 할만큼 아이가 엄청 좋아했고 조기 육퇴로 우리 부부는 여유로운 저녁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ㅎㅎ 

개별바베큐장 모습, 바로 옆이 풀장이다.

바베큐장이 풀장 바로 옆에 딸려 있었는데(별실X), 전기그릴같은 거여서 연기가 많이 나거나 하지 않아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다만, 풀장이 바로 옆에 있는 곳이다보니 좀 습해서 약간 공기가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는 정도? 여름엔 좀 더 습하지 않을까 싶다. 여튼 모든 시설이 집 안에 있으니 동선이 짧고 짐 옮겨가지고 왔다갔다할 불편이 없어 좋았다. 

무료 브런치

한 가지 더, 아침마다 쉼터카페에서 무료로 브런치를 주는데 간단한 토스트와 샐러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아이용도 있는데 우리 아이는 빵을 잘 안먹어서 펜션에서 따로 밥해 먹였지만, 어른들은 간단히 떼우기엔 괜찮았던 듯. 쉼터카페에서 먹어도 되고, 펜션으로 가져가서 먹어도 된다. (식기는 반납해야 함)

 

퇴실하는 날 아침까지도 물놀이를 할 정도로 원없이 놀고 왔던 키즈풀빌라. 불특정다수와 함께 붐비는 곳에서 놀기 어려운 요즘, 모든 것이 갖춰진 키즈풀빌라에서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기는 것도 좋은 휴가 방법일 것 같다. (올해 여름은 비가 많이 와서 이마저도 어렵겠지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