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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들으면 덕통사고 당하는 방탄소년단 노래 2탄 : 낙원

by 글쓰는전업맘B 2020. 7. 6.

들으면 덕통사고 당하는 BTS 노래 2탄 : 낙원
내가 아미든 가자미든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들으면 덕통사고 당하는 BTS 노래 2탄. <낙원> 

 

 

출처: Pixabay

 

 

나는 가끔(사실 꽤 자주) 나의 임계치를 넘어가는 의무나 당위가 주어질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모두가 조금씩만 덜 열심히 살면 좋겠다고.

나는 아이 키우는 것도 겨우겨우, 일도 겨우겨우 해내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에는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 아이 건강에 좋은 거 교육에 좋은 거 공부하고, 부업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는데 심지어 몸도 만드는 그런 열정 넘치는 수퍼맘, 수퍼대디들이 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한 경쟁이란 무시무시한 수식어가 익숙한 이 세상에서 '노력', '자기계발', '열심(또는 열정)' 등과 같은 가치는 당연함을 넘어 이를 섬기지 않을 경우 비난받아 마땅한 어떤 종교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비약일 순 있지만, 그만큼 부담스럽고 강압적으로 느낄 때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나에겐 그런 느낌이다.)


어쩌면, 남들만큼 죽어라 살기는 버겁고 낙오자가 되기는 무서워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를 탓하며 나의 게으름이 동정받길 바라는 것일 수 있다. 특출난 재능 또는 재능같은 성실함으로 이른바 성공한 이들을 원망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럴 자격이 당연히 있다. 다만,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벌어 편하게 사는 것, 누구든 꿈은 꿀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한량을 꿈꾸는 나의 마음과 몸뚱아리가 비난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랄까.

이런 다소 괘씸한 마음 때문에 혼자 이유모를 죄책감에 시달릴 무렵. 우리의 방탄소년단이 또 나를 우쭈쭈해주는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세기의 명반이라 할 수 있는 '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수록곡 <낙원>이다. 

 

 

클릭하면 유튜브에서 낙원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BANGTANTV)

 


마라톤 마라톤
삶은 길어 천천히 해
42.195
그 끝엔 꿈의 낙원이 가득해

하지만 진짜 세상은 약속과는 달라
우린 달려야 해 밟아야 해
신호탄을 쏘면
너, 목적지도 없어
아무 풍경도 없어
숨이 턱까지 넘칠 때
You need to you need to

멈춰서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
멈춰서도 괜찮아
이젠 목적도 모르는 채 
달리지 않아
꿈이 없어도 괜찮아
네가 내뱉는 모든 
호흡은 이미 낙원에

 

- <낙원> 가사 中 -

사실 '삶은 길어 천천히 해'에서 이미 끝났다. 내말이. 이보세요들. 백세시대라구요! 아직 3분의 1도 못 살았는데 언제까지 전력질주 하냐구요. 라는 내 속마음에 대한 아주 세련된 공감과 위로의 가사말이 나를 감싸네(응?). 그런데 우리의 리더 RM이 여기서 묵직한 한 방을 던져준다.

우린 꿈을 남한테서 꿔 (빚처럼)
위대해져야 한다 배워 (빛처럼)
너의 dream. 사실은 짐
미래만이 꿈이라면
내가 어젯밤 침대서 꾼 건 뭐?
꿈의 이름이 달라도 괜찮아
다음달에 노트북 사는 거
아니면 그냥 먹고 자는 거
암것도 안 하는데 돈이 많은 거
꿈이 뭐 거창한 거라고
그냥 아무나 되라고
We deserve a life
뭐가 크건 작건 그냥 너는 너잖어

 

- <낙원> 가사 中 -


나는 왜 열심히 사는 남들을 의식하고 나아가 탓하였을까.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말로는 열심히 사는 재능있는 그들에게 박수친다 하였지만 사실은 책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내가 그들을 신경쓰지 않고 내 페이스에 맞게 달리면 그만인 것을.

그리고 얼마 전 유튜브 Dear class of 2020 에서 오바마 전 미대통령, 비욘세와 함께 전세계 졸업생들을 위해 던진 그들의 축사를 통해 그들이 2018년에 발표한 이 노래의 메시지가 얼마나 진정성 있고 유효한지 다시 느꼈다. (사실 WINGS 앨범 중 진의 솔로곡 AWAKE에서부터 이어져온 메시지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Dear class of 2020 캡쳐 (출처: BANGTANTV)

 


"빨리 달려나가는 친구들이 신경쓰이고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에 맞추려 애써봤지만 숨이 가빠오기만 했습니다. 결국 그것은 내 속도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고, 천천히 가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후 남들보다 조금 걸음이 느린 대신 시간을 더 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느려도 여유를 갖고 성실히 한걸음씩 내딛다보면 안보이던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Dear 2020 class 진의 축사 中 -


Maybe i can never fly
꽃잎들처럼 날개단 것 처럼은 안돼
Maybe i cant touch the sky
그래도 손뻗고싶어 달려보고싶어 조금더

 

- AWAKE 가사 中 -


BTS 그들의 음악은 물론 그들의 역사, 행보, 성취 모든 것이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앞날을 살아가는데 많은 힘과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아직 왜 그렇게 비톄스비톄스 거리는지 모르겠다는 분이 있다면, 앨범부터 정주행으로 들어보시라 조심스레 권하고싶다. 나도 그렇게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