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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들으면 덕통사고 당하는 방탄소년단 노래 1탄 : Magic shop

by 글쓰는전업맘B 2020. 6. 22.

내가 아미든 가자미든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들으면 덕통사고 당하는 BTS 노래 1탄.

Magic Shop

아마도 이 노래가 처음 제대로 들린 날은, 그러니까 가사 한글자 한글자가 귀에 꽂히며 마음으로 느낀 날은 애 엄마로, 누구의 며느리로, 동기부여를 잃은 직장인으로서의 피로함과 버거움으로 심신이 지쳐있던 날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아직 본격적으로 BTS를 파기 전 노래나 들어보고 좋아할지 말지 생각해 보자는 아주 오만방자한 마음가짐으로 BTS의 전 앨범을 재생목록에 채우고 랜덤 듣기를 하고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헐레벌떡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밀어넣듯 데려다주고 출근하는 길, 멍하니 이어폰을 귀에 꽂고 지하철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다음 가사가 내 심장을 저격했다.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문을 하나 만들자
너의 맘 속에다

 

 


따뜻한 차 한잔을 대접받기도 전에
그냥 이 가사만으로도 엄청난 위로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엄마이고, 딸이고, 며느리고, 담당자인 내가 나인게 싫어서 모든 걸 놔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을 때 이 가사가 너무나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준 것이다.
바로 마음 속에 문을 하나 만드는 것. 오롯이 나로 존재하고, 남이 아닌 나를 위하는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가는 문을. 이 가사에 아마도 덕통사고를 당한 후 바로 마음 속에 문을 만들고 문패에 BTS를 새겨넣었다.

그렇게 방탄소년단의 팬이 되고, 수시로 마음속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삶의 무기력증을 극복하여 나름 워킹맘으로서 제법 안정을 찾아가던 어느날. 같이 입사했던 동기가 먼저 과장으로 승진했다. 당시는 '당연히 나는 1년 육아휴직도 했고..그래 뭐 과장되면 뭐하냐. 일만 더 많이 하지'라며 진심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고 호칭 부를 일도 없었던 그에게 과장님 소리를 붙이려니 영 기분이 유쾌하지가 못했다.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자기비하 타임. '내가 부족해서 나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주는 회사에 못가는 걸 누구에게 탓하랴' 같은. 그렇게 또 울증이 왔을 때 어김없이 이 노래, 매직샵은 마법처럼 다음 가사를 귀에 꽂아주었다.

You gave me the best of me
So you'll give you the best of you
날 찾아냈잖아 날 알아줬잖아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무한히 넓은 우주의 수많은 은하계 속 별들만큼 많은 가수들의 노래 중 자신들의 노래를 찾아냈다고 알아줬다고 기특하단다. 너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니까, 너 자신만의 갤럭시를 찾을 것이기에 걱정말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주장이 말뿐인 것이 아닌 '한국 아티스트 최초'라는 타이틀로 시작하는 무수히 많은 객관적 업적을 통해 굳건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BTS를 잘 몰랐던 시절, 뉴스인지 인터넷 기사인지에서 많은 해외 팬들이 그들의 노래와 가사를 통해 위로를 받고 나아가 삶 자체가 바뀌었단 이야기를 접했다. 그때 내가 알던 BTS의 노래라고는 상남자나 불타오르네 정도였고(그마저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솔직히 '도대체 이런 노래에 어떤 위로를 받는다는 거지?'라며 선입견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에게나 확실히 말할 수 있다.
BTS,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가사, 그들의 모든 히스토리가 내 삶에 위로와 활력이 되어주고 있다고.

 

2019 팬미팅 매직샵 DVD (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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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경 BTS에 입덕한 아미입니다. 심적으로 BTS에 많은 신세를 지고있습니다. 이곳에 올리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감상이 대부분입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이라면 조용히 지나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혹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살짝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