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킹맘이다.
워킹-맘(working-mom). 일하는 엄마.
생각해보면 요즘 시대에 뒤쳐지는 합성어다.
요즘에 일 안 하는 엄마도 드문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워킹맘이라 지칭하는 이유는 아래의 두 이유 때문이다.
하나. 일하는 생산가능인구로서, 미래의 생산가능인구를 키우는 엄마로서 각각의 가치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 이 둘의 가치가 모두 중요한 만큼, 그 가치를 많은 이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같은 논리로 일하는 아빠도 워킹대디라고 불러주면 좋을 것 같다.)
워킹맘으로 지낸지는 5년 차인데, 개인적으로 이 두 가지 롤(role)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현재 진행형) 우선 임신으로 인해 180도 바뀐 내 몸에 적응하는 것부터가 고역이었고, 단순히 안쓰던 몸과 근육을 쓰면서 오는 육체적 고통은 애교에 불과했다. 먹고 자고 심지어 싸는, 본능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행위마저 내 의지대로 할 수 없음에서 오는 괴로움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우울감까지 불러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처음하는 육아만으로도 내 삶이 송두리째 뽑히는 것만 같았는데, 육아휴직이 끝나고 일과 병행하면서부터는 그런 불우한 나의 처지를 비관할 시간조차 사치처럼 느껴졌다. 나에게 주어진 의무는 늘 그릇에 넘쳐 흘렀고, 겨우 겨우 '쳐내고' 수습하는 것이 한계였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실수도 늘어나면서 또 그런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책하였다. 그렇게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쉽게 말해 몸이 지치니 정신도 지쳐가고, 정신이 지쳐가니 몸을 움직일 의욕이 감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선택한 것은 정신을 다잡기 위한 글쓰기. 일과 육아라는 거대한 삶의 굴레에 잠식당한 내 자아를 되찾고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글쓰기야 말로 당장 몸을 건강히 하기 위해 운동을 하기 어려우니 가장 물리적 노력을 덜 들이면서 정신적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 블로그는, 여기에 남기는 글들은 결국 미치지 않기 위한 구명조끼쯤 되는 것이다.
아이를 좀 더 잘 키우고픈 엄마의 고민, 조직의 일원으로서 직장인이 갖는 고충, 결혼으로 의도치 않게 확장된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개인의 내가 품고 있는 음험한 생각 등 다양하고 다소 산만한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낼 예정이다.
모두가 바쁘고 팍팍한 세상이지만, 혹시 이런 이야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 있다면 한 번씩 들러 공감하고 위로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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