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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아이와 놀아주기 - 신생아 ~ 백일무렵

by 글쓰는전업맘B 2020. 7. 8.

4년 전 첫째 아이를 키울 때도 엄청 헤맸는데 두번째라고 다를 건 없는 거 같다. 달라진 건 숨쉬듯 엄습해 오던 공포감?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것 뿐. 여튼, 오랜만에 말 못하고 기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와 하루종일 있으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물론 하루종일 아이와 있다고 한들 먹고 자고 씻기는 시간 빼면 실질적으로 깨어있는 시간은 5시간? 길어야 6시간 정도일 거 같다. 그마저도 1, 2시간씩 쪼개다보면 실제론 그렇게 길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후조리하느라 무작정 아이를 안고 놀아주기도 힘들고, 멀뚱멀뚱 누어서 나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마주하고 있노라면 뭘 해야할 지 모를 때가 많다.
많은 육아서나 맘카페, 교육 콘텐츠에서 정말 훌륭한 팁을 많이 알려주고 있지만, 난 게으른 엄마여서 일일이 다 찾아보기도 귀찮고 그래서 그때 그때 임기응변으로 하고있는 놀아주기(또는 시간 때우기) 몇 가지를 공유한다. 더 좋은 꿀팁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맨몸으로 놀아주기(아이템X)>

1. 우르르 까꿍 |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5분

두 손과(얼굴이 작고 손이 크다면 한손으로도 OK) 다소 경박스런 소리를 내는 혀만 있음 된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내리면서 '우르르 까꿍'하며 아이와 눈을 맞춘다. 한 세 번째부터 약간 현타가 오는데 인형이나 손수건, 책 등 다양한 물건을 활용해 여러 버전의 까꿍 놀이를 시도할 수 있다. 어렵지 않고 힘도 들지 않아 좋지만, 아무리 용써도 5분?3분이면 하고 있는 자신이 재미없어서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2. 온몸 짝짝쿵 |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5분

아이와 좀 더 교감하며 놀 수 있다. 손이나 발을 잡고 약간의 음율과 리듬이 섞인 '짝짝쿵~짝짝쿵' 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는 것이다. 아직 뼈와 관절이 온전치 않으니 억지로 세게 하는 것은 절대 금물. 손과 발로도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온몸을 간지럽히듯이 살짝살짝 주물러주기도 한다. 그래서 베이비마사지와 겸하면 더욱 좋다. 역시 별로 힘들지 않으나 지속가능한 시간이 짧다는 흠이 있다. 

3. 발바닥 촉감놀이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5분

집에 있는 잡동사니를 가져와 아이 발바닥에 살살 문지르며 놀아주기다. 옷부터 시작해서 휴지, 수건, 리모컨, 수세미(새것), 머그컵 등등. 그냥 손에 잡히는 것들 가져와서 발닥에 갖다대며 무슨 물건인지 설명해준다. 오감발달이 중요한 시기라고 하니 가끔 해보는데 사실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잡동사니 가져왔다 정리하는 것도 좀 귀찮고ㅎ (사실 국민애벌레라 불리는 촉감 인형이나 사줄까 고민 중)

 

 

 

4. 아이와 나만의 셀카쇼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15분 (※아이 성향에 따라 다름)

웬만하면 모두 갖고있는 스마트폰만 있음 할 수 있다. 그냥 기본 카메라로 찍을 수도 있지만 SNOW 같은 어플을 활용하면 더 다양하게 오랜 시간 놀 수 있다. 물론 이건 아이가 논다기 보다 그냥 엄빠가 노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아이가 재미없어 하면 금방 짜증낼 수 있다.

4. 아이와 나만의 패션쇼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15분 (※아이 컨디션, 보유 옷 수에 따라 다름)

신생아들은 정말 빨리 자란다. 그래서 선물받은 옷, 태교여행 가서 잔뜩 사온 옷들을 입혀보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 주거나 당근할 때가 많다. 그런 안타까운 일도 방지할 겸 서랍 속에 모셔 논 옷들을 잔뜩 꺼내와서 아이에게 입혀보며 작은 패션쇼를 열어본다. 물론 아이의 컨디션이 좋을 때만 가능하다. 짜증내기 쉬우니. 그리고 약간의 근력도 필요하지만 역시 시간은 잘 가는편이다. 한 벌씩 입혀보며 아이가 얼마나 자랐나 확인도 하고 사진으로 찍어 남겨두면 몇 번 못입혀 아쉬

운 마음도 조금 달랠 수 있다. 

 

5. 러브하우스 (집안구경)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15분 (※ 살림살이 규모에 따라 다름)

체력이 좀 필요한 편이다. 일단 안고 돌아다녀야 하니. (아기띠의 힘을 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자.) 처음 육아하면서 어려웠던 것이 아이와 대화하는 것, 정확히는 혼잣말을 하는 것이었다. 뭐 이야깃거리도 없고 혼자 떠들기만 하기도 어색해서 힘들었는데, 아이를 안고 집안을 구경시켜주며 소리내어 설명해주면 수월하다. 여기는 주방이란다. 너의 분유도 타고 나중엔 이유식도 만들어 줄 곳이지. 여기는 화장실이야. 여기 쉬야하는 변기도 있고... 뭐 이렇게. 얼마나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느냐에 따라 시간을 아주 훌륭히 보낼 수 있다. 


6. 아이와 함께 춤을 난이도 ☆ 체력요구도 ☆ 유효시간 최대 30분 (※ 엄빠 체력에 따라 다름)

그냥 아이를 안고 스탭을 밟고 좌우로 흔들며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요건 엄빠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카페인 수혈 후 가끔 흥이 날 때 방탄 노래를 틀어놓고 하는데, 솔직히 힘이 많이 든다. 최소 산후 두달은 지난 후 추천하며, 본인의 체력과 성향을 고려하여 선곡이 필요하다. (아님 아이와 함께 하는 요가 이런 것도 좋겠다) 

<육아템의 힘 빌리기>

 

 

 


1. 점자책 (or 그림책)

아주 신생아 때는 사실 뭐 놀아줄 일도 거의 없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긴 뭐하니 점자책 정도는 침대맡에 항시 펼쳐놓았다. 나는 노래도 나오는 책을 펼쳐두었는데 가끔씩 음율에 따라 노래를 불러주며 잠깐씩 놀아주었다. 꼭 점자책이 아니더라도 알록달록한 그림이 크게 잘 보이는 짧은 그림책을 보여주며 읽어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2. 타이니러브 모빌

내가 첫째 키울 때 아주아주 많은 도움을 받았던 효자템이다. 한번 틀면 2~30분은 가만히 타이니모빌 돌아가는 걸 보고 있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동안 나는 밀린 설거지도 하고 간단히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갔다올 수 있었다. 둘째는 첫째만큼 모빌을 좋아하는 거 같지 않지만 잠깐씩 급한 집안 일을 처리할 여유를 얻고 있다.

 

 

 

3. 바운서

놀아주기라고 하긴 뭐하지만, 누워있는 것에 싫증을 낼 때면 가끔씩 앉혀놓고 흔들어준다. 그런데 얼마전 뉴스에서 바운서에 잘못 앉히면 질식사할 가능성이 있단 소식을 접하곤 정말 잠깐씩만 앉히고 있는 중이다. 바운서에 앉힐 땐 반드시 주시하고 있는 게 좋겠다.

 

 

 

4. 아기체육관

이번 둘째 육아의 효자템. 한 40일이 지난 후부터 발길질을 많이 하길래 당근으로 구입했는데, 정말 잘 논다. 초반에는 거의 한 시간을 놀기도 했다. 아이에겐 거의 놀이동산 수준이었던 듯. 백일이 가까운 지금도 하루에 한 번씩 논다. 돈이 아깝지 않은 육아템.

 

5. 딸랑이

2, 3개월부터 딸랑이로 놀아주면 좋다고 해서 가끔 흔들어주고 쥐어주지만 사실 그닥 잘 갖고 놀지 못한다. 아직 물건을 쥐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아이 성향도 이유일 것 같다. 그래도 가끔 우는 것을 달래거나 잠깐씩 시선을 붙잡을 때 유용하다. 
한 가지 더. 구강기에 접어들고 있는만큼 요즘엔 점점 손을 가져가 빠는 일이 잦아져 공갈젖꼭지나 치발기를 물려주고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자기 손이 좋은 듯 하다.

사실 이 밖에 수많은 육아템이 있고 여건만 된다면 프뢰벨 같은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유아교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여기 적은 건 게으르고 돈 잘 안쓰는 한 워킹맘이 실제 활용한 아이템들과 방법들이다.

그리고 차이의놀이 앱이라고 있는데 아이 정보를 등록해놓으면 개월수에 맞는 놀이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니 필요한 분들은 찾아보시길!

사실 첫째 때는 장난감 도서관 같은 곳에서 주마다 장난감을 빌려서 좀 더 다양한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었는데, 현재 코로나 때문에 모든 관련 복지 센터들이 문을 닫아서 당근마켓에서 발육단계에 맞게 한 두개씩 사서 놀리는 게 최선인 것 같다. 

둘째도 곧 백일이고, 조금씩 몸을 뒤트는 것으로 봐선 곧 뒤집을 것 같은데 그럼 이제 무얼 하며 놀아줘야 할까. 하아..일단 그 고민은 뒤집고 난 후에 하는 것으로 하겠다.